❏ 포장된 기능으로서 아름다움
Beauty as a packaged function
김미경 Mi Kyoung Kim 개인전
@mikyoung.michelle.kim
❏ 전시 기간
2022. 06. 15(수) – 07. 03(일)
❏ 전시 장소
Gallery Meme 갤러리 밈 4F
서울 종로구 인사동 5길 3
@_gallerymeme
❏ 도예에서 ‘기능’funtion은 ‘형태’’shape,design에 반영된다. 도자 용기의 고정된 기능성은 목적에 맞도록 의미 있는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결정 지어지며, 형태의 제작과정에서 의도한 목적에 근거를 두고 기능적 사물로서의 위치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나에게서 도자 용기란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 기능적 목적에 의해 결정 지어진 형태가 아닌 의미가 계속해서 부여되어지는 은유적 기능을 가진 산물로서 다루어 진다. 그러므로 “포장된 기능으로서 아름다움” 전시에서 보여주는 용기들은 이미 기능적으로 의미가 부여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나 소재의 형태를 이용하여 미적 오브제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다시 부여하는 존재적 기준의 변환을 탐구하는 대상이 되며, 작업과정으로부터 의도된 것이 아닌 ‘형태’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에 존재론적 의미를 부여한 은유적 표현 대상이다
“포장된 기능으로서 아름다움” 전시에서 보여주는 용기들의 연작은 전시 조합에 따라 용기가 가진 본래의 기능이나 용도의 목적을 넘어서는 새로운 의미 부여나 변형이 가능하므로 개별적 용기 하나 하나의 존재나 공간적 위치 그리고 용기들의 집합적 조합의 배열은 신중하게 선택되고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용기들의 전시 조합과정은 나의 내면적 성찰 과정의 부분이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의 소통, 그리고 용기라는 물질적 기능성과 심미화된 오브제로서의 외적 형태 간에 이루어지는 순환에 대한 탐구의 시작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재로 유통되는 플라스틱 용기의 기능적 형태는 디자인적으로 변형이 가능한 다양한 조형적 요소를 가질 수 있다. 기존 식품 용기의 기능성을 가지면서 일회성과 대량 생산의 특정한 목적 수단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용기 오브제는 식품을 포장하는 기능적 도구로써가 아닌 예술적 표현형식을 위한 재료의 한 예로서 사용되어 질 수 있다. 나는 플라스틱 용기를 복제하는 캐스팅 작업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 그리고 자주적으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소비재의 수명이 가지는 짧은 허무적 특징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적 특성을 지니는 예술적 고형체로서의 특성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포장된 기능으로서 아름다움”전시의 용기 연작에서 만들어진 기물들은 외형적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기능적 목적에 따른 정형성, 차가움, 투명성, 단순성, 가벼움 등의 특성을 내포하면서 동시에 내면적으로는 캐스팅 작업 과정에서 흙이라는 소재의 결합으로부터 나오는 변형성, 따뜻함, 불투명성, 입체감, 고형성, 진중함, 복합성 등의 고유 속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의 복제되고 변형되고 소성된 도예용기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에 배치되거나 설치됨으로써 조형 언어를 구성하는 최소단위로서의 역할을 한다. 플라스틱 용기의 허무주의적 속성은 나의 애정 어린 손작업 과정을 거쳐서 심미화된 오브제에 내포되어 있는 낭만적 요소들로 순환된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낭만적 요소들로 충만된 예술적 오브제들은 나의 작업에 생명력과 자유로움을 주는 근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