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희 개인전 _ 비둘기 쫓아내기
2022.4.27-5.10/ 12:00-20:00
공간파도(마포구 성미산로 196 동진시장 내) / @pado_spacewave
<비둘기 쫓아내기>
거니림
https://gunylim.com/2022
*4월 27일 16:00에 오픈합니다
도시는 유독 비둘기에게 각박하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는 언젠가부터 더러움과 혐오의 표상이자 쫓아내야 할 존재가 되었다. 비둘기를 쫓기 위해 창틀마다 설치된 버드 스파이크 bird spike가 대표적인 산물이다. 쫓기에만 급급할 뿐 그들에게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고려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전쟁에서 전서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아시안 게임, 올림픽과 같은 행사를 위해 사육되어 개체 수가 증가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날려 보낸 비둘기도 2400여 마리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후 시민들의 민원 급증에 따라 2009년 환경부는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혐오 대상으로의 몰락은 우리가 이익을 위해 그를 이용함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에게 더러움·혐오라는 서사를 부여한 데에는 인간의 책임이 있다. 비둘기는 쫓아내야 할 생물로 탄생한 적이 없으며, 그들을 그러한 존재로 만드는 주체는 인간인 우리임에 변명할 여지가 없다.
전시장은 뾰족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이는 비둘기를 쫓기 위해 제작된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뾰족한 형태를 한 <혐오의 덩어리>(2022), 관람을 방해하는 듯 설치된 <버드와이어>(2022)와 같은 작품 사이를 지나며 관람자는 편하지 않은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역지사지된 기분과 함께 비둘기를 향한 혐오가 어디서부터 출발한 것인지 되묻는다.
-전시서문 중